2024/10 17

다비도프, 그 때가 생각나는 담배

다비도프는 시가 브랜드다. 시가로 한번, 시가릴로로 한번. 특유의 흙맛, 거친 질감이 느껴지던 그런 타입의 시가였는데 시가로 필땐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그런 담배였다. 지난 겨울 고등학교 동창과 개강하기 전에 홍콩에 잠깐 여행을 갔다. 대학원생활의 번뇌, 친구는 전역하고 복학하면서 취업에 대한 번뇌. 서로 다시 출발하기 위한 다짐을 하면서 즐거운 추억도 쌓을겸 떠난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만나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와중 홍콩엔 어떤 담배를 팔까 검색을 잠깐 해봤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홍콩은 담배가 엄청 비싸다. 거의 한국의 네다섯배에 반입규정도 19개비까지. 즉 피고있던 갑까지만 허용해준다는 것이었다. 몰래 반입하다 들키면 한개비당 몇만원의 벌금. 한갑만 몰래 들고가다가 걸리는 순..

담배 2024.10.20

할아버지집 피아노 설치

이틀전 오토바이를 운송하면서 올때 가져온 피아노를 할아버지집에 설치했다. 사실 오토바이나 피아노나 운반하는데 있어 좀 너무 자신만만 했던것 같다. 내가 데드를 180 하니까 그립만 잘 잡으면 200키로 나가는 피아노도 나혼자 들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런 멍청한 생각을 했다. 현실은 100키로 오토바이 싣는데도 아버지가 없었으면 절대 불가능이었다. 피아노 처음 옮길때도 갑자기 밀려오는 막막함에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 아버지가 이렇게 이렇게 하자고 해서 도와주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트럭에 실려있고 그랬다. 내가 아버지보다 힘이 세지라고 너무 당연하게 믿고 있었는데. 생활근육이라는건 무시할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나보다 더 쎄다. 항상 겸손을 강조하신 아버지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긴다. 아무튼 아침에 일어나서 피아..

피아노 2024.10.20

오토바이 및 피아노 운반

지난 금요일 중고거래한 오토바이들은 운송했다. 원래 금요일엔 오전수업이 있는 날이지만 고급 양자 알고리즘... 양자컴퓨팅 기본도 모르는 내가 듣기엔 역시나 과했다. 철회해서 금요일에 시간이 되었고 연구실도 잠깐 휴가를 내고 오토바이 가지러갈겸 드라이브도 좀 할겸 떠났다. 전날에 친구집에서 하룻밤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청량리역으로 간 다음 중앙선 ktx를 타고 영주 풍기역으로 향했다. 중앙선 열차는 처음 타봤는데 아무래도 지나는 길에 산이 많다보니 터널도 많이 지나고 둘러서 가기도 하고 이용하는사람이 적다보니 서는 역도 많고 해서 고작 영주까지 가는데 거의 2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가는길 잠깐 잠깐 보이는 풍경은 좋았다. 여기는 단양 탁송을 부를까 고민했지만 세대나 되는 오토바이와 이동거리를 생각하니 ..

일상 2024.10.20

지금 생각

중고딩때 정보올림피아드를 오래 했어서코딩엔 자신이 있는 편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그냥 메인함수 하나에 기껏해봤자 한 파일 안에서 함수 한두개 더 만들어서 코딩한거가지고 나 컴퓨터 잘해요 거리고 있었으니 컴퓨터 구조에 대해서도 대충은 알지만프로젝트를 만들어서 관리하는건 좀 다른 영역이란걸 깨달았다.이제는 시뮬레이터를 진짜로 개발해야된다. 힘들다.고생 끝에 낙이 있으리

컴퓨터 2024.10.17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위해서.

20살이 되고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때가장 먼저 든 생각은열심히 공부해야지도 아니고열심히 운동해야지도 아니고친구랑 재밌게 놀아야지도 아니고연애하고싶다 였다. 운이 좋게도 그 꿈은 금방 실현되었다.여자와 말도 제대로 못 섞어보던 나였는데참 운이 좋았다. 왜 그렇게 연애가 하고싶었는지 모르겠다.사실 지금도 모르겠다.돈도 많이 쓰지 시간도 많이 뺏기지역시 나는 남자다. 좋은 기억. 안좋은 기억. 부끄러운 기억.이만큼 다양한 감정을 가지게 해줄 수 있기때문에좋건 싫건 이끌리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 나는 좋은 기억보다 그렇지 못한 기억이 더 많다.우울한 때도 많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좋은 기억들을 남겨보고자 글을 써서 남겨보고 싶다.   여자랑 손잡고 걸었던 첫 데이트라고 한다면 학교랑 지하철역 사이 길인거 ..

데이트코스 2024.10.16

대대적인 정비 시작할 예정.

해외에서 직구한 수십개의 부속들이 슬슬 도착하고 있다. 1. KTM RC390 필자는 작년 10월 경 교통사고가 났다. 다행히 안전장비를 꼼꼼히 하여 큰 부상은 없었으나 허벅지 대퇴 파열로 한동안 걸어다니지 못했고 바이크는 두말 할 것 없이 작살이 났다. 하지만 엔진이랑 포크가 멀쩡해서 이거 잘하면 손 좀 봐서 스턴트 바이크로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작년에 바로 스턴트 파츠들을 주문했지만 귀찮아서 거의 1년동안 방치를 해버렸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번개장터에서 RC390 엔진 고장난 부품차 매물을 발견했다. 사진을 보니 외관도 멀쩡하고 엔진만 고장이 난것이라 한다. 연락을 해서 물어보니 엔진이 고장나기도 했고 가족 반대로 처분하는 그런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부모의 뜻에 따르는 멋있는 효자였..

오토바이 2024.10.16

더 피스. 묵직한 빠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지난 여름방학 전 여자친구와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너무 즐거웠다. 이젠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아무튼 기억에 남는게 하나 있다면 면세점에서 구매한 담배다. 나리타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면서 그래도 해외여행왔는데 뭐라도 사가자는 마음으로 면세점을 둘러봤다. 내가 가지고 있던 돈은 5천엔 남짓이었기에 이 안에서 해결하려 했으나 면세점에 화려하게 진열된 술과 담배를 본 순간 나는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술을 고르고 담배를 고르기 시작했다. 항상 펴본 담배는 사기 싫지만 그렇다고 한번도 펴보지 않은 담배를 한보루나 사자니 무엇을 사야할지 고민되었다. 기왕 사는거 제일 비싼걸로 사면 후회는 없다 라는 생각으로 비싼 쪽으로 눈을 돌렸다. 다른 담배들과 다른 팩모양으로 포장된 ..

담배 202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