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할아버지집 피아노 설치

안데스초콜릿 2024. 10. 20. 12:00

이틀전 오토바이를 운송하면서 올때 가져온 피아노를 할아버지집에 설치했다.



사실 오토바이나 피아노나 운반하는데 있어 좀 너무 자신만만 했던것 같다.

내가 데드를 180 하니까 그립만 잘 잡으면 200키로 나가는 피아노도 나혼자 들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런 멍청한 생각을 했다.

현실은 100키로 오토바이 싣는데도 아버지가 없었으면 절대 불가능이었다.

피아노 처음 옮길때도 갑자기 밀려오는 막막함에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 아버지가 이렇게 이렇게 하자고 해서 도와주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트럭에 실려있고 그랬다.

내가 아버지보다 힘이 세지라고 너무 당연하게 믿고 있었는데.
생활근육이라는건 무시할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나보다 더 쎄다.
항상 겸손을 강조하신 아버지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긴다.

아무튼 아침에 일어나서 피아노를 꺼냈다.
할아버지집 복도에 트럭을 가까이 붙이니 높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서 쉽게 옮길 수 있었다.

복도 한쪽에 피아노를 갖다놓고
가지고 온 악보를 펴서 내가 잘치는곡 몇개를 연주했다.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분명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셨으리라 생각한다.
마당에 있는 개도 난생 처음 들어보는 소리에 놀란 표정이었다 ㅋㅋ
앞으로 할아버지집 갈때마다 한번씩 피아노를 연주해드려야겠다.

아침을 먹고 막걸리를 몇 잔 한 뒤 본가로 향했다.
아버지는 조금 많이 마셔서 내가 운전을 했다.
어제오늘 거의 600키로를 운전한 셈이다.

대구집에 도착하자마자 또 낮잠을 잤다.
점심으로 맛있는 고기를 먹고 또 낮잠을 잤다.

저녁에 어머니랑 백화점에 가서 예쁜 바지를 샀다.
어머니는 옷을 고르는 안목이 탁월하시다.
항상 감사하다.

다시 집으로 와서 동생이랑 다같이 소고기를 조금 구워서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잠에 들었다.

근 몇달동안 제일 올바른 수면을 했다.
피곤할 지라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몸이 상쾌하다.

지금 몸의 부상 때문에 경기를 못뛰고 서울에 동아리선배 결혼식 왔는데 아직까지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