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도프는 시가 브랜드다.
시가로 한번,
시가릴로로 한번.
특유의 흙맛, 거친 질감이 느껴지던 그런 타입의 시가였는데 시가로 필땐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그런 담배였다.
지난 겨울 고등학교 동창과 개강하기 전에 홍콩에 잠깐 여행을 갔다.
대학원생활의 번뇌, 친구는 전역하고 복학하면서 취업에 대한 번뇌. 서로 다시 출발하기 위한 다짐을 하면서 즐거운 추억도 쌓을겸 떠난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만나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와중 홍콩엔 어떤 담배를 팔까 검색을 잠깐 해봤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가,
홍콩은 담배가 엄청 비싸다.
거의 한국의 네다섯배에 반입규정도 19개비까지.
즉 피고있던 갑까지만 허용해준다는 것이었다.
몰래 반입하다 들키면 한개비당 몇만원의 벌금.
한갑만 몰래 들고가다가 걸리는 순간 입국 못하고 빠꾸해야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에
나는 바로 공항 편의점에 가서 두갑을 사서 한 개비씩 꺼내서 태운 다음 하나는 친구 주고 하나는 내가 들고 가게 되었다.
친구는 담배를 피지 않아서 마침 다행이었다 ㅋㅋ
두 갑이면 5일은 충분하게 버티니 ㅎㅎ
그렇게 공항에서 담배를 고르던 중 우연찮게 눈에 들어온 친구가 이놈이었다.
다비도프. 시가에서만 보던건데 궐련으로 나오는건 처음봐서 별 고민없이 이걸로 3미리 하나 6미리 하나 이렇게 샀다.
흡연실에서 처음 태워보면서 나름 만족했다.
맛이 상당히 괜찮았다.
시가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흙맛과 텁텁함이 궐련에서 느껴지니 더 좋았다.
아무튼 그렇게 두 갑을 들고 홍콩에 갔다.
그렇게 마카오와 홍콩 여행하며 곳곳에서 피웠던 담배다.
다시 한국으로 귀국해서 학업을 이어가며
한번씩 생각이 났지만 편의점에서 판매해 않아 피울 기회가 없었다.
조금 큰 편의점에 갔는데, 그곳에선 이 담배를 팔고 있었다.
바로 하나 사서 입에 물었다.
홍콩 생각이 나서 같이 갔던 친구에게 전화를 하며 오랜만에 안부도 묻고 추억을 돌아봤다.
이 담배는 홍콩을 추억하게 해주는 그런 담배다.
객관적으로 봐도 맛 연무량 무난하게 오래 필 수 있는 좋은 담배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론 3미리가 6미리보다 더 맛있다.
흙맛이랑 섞인 텁텁함은 쎈거보단 살짝 라이트한게 좋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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